여성을 가장 매력있게 묘사한 Vogue 컬렉션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 Vogue는 잡지를 즐겨보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익숙한 이름이다. 무수의 패션잡지 속에서도 보그가 단연 우월하게 느껴지는건 패션, 뷰티, 라이프를 담고 있는 컨텐츠라기보다 1916년 탄생부터 꾸준히 이어온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협업, 그리고 상징적인 결과물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보그만의 커버 컬렉션은 다른 브랜드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고유성이 있다.
색색의 우산들 위에 매니쉬한 그레이 수트와 붉은색 클러치, 클래식한 클로셰 햇을 쓴 여성 둘. 이러한 표현력이 담긴 그림이 무려 1924년에 선보였다는 점은 놀랍기만 하다.
1910년대에는 작정하고 여성을 매력있게 묘사하기로 단합한 것 같다. 여기에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서정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구부러진 초승달 위에서 금색 악세서리를 내려다 보거나, 무성한 벚꽃 아래에서 섬세한 화이트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꽃을 올려다보는 여자를 묘사한 그림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성의 얼굴형이나 신체 일부가 시선을 자로잡는 묘사로 느껴지는 그림도 1920년대의 보그 커버 컬렉션에서 볼 수 있다.
기하학적인 배경에 카키-짙은빨강-밝은노랑의 대비는 여성의 얼굴형과 생김새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가느다랗고 긴 손으로 립스틱을 바르고 있는 클로즈업된 여성은 매력적인 입술로 시선을 끈다.
이렇게 강렬한 색대비와 시크한 여성 묘사는 사실 1910년대부터 시작된 사회적인 분위기와 문화혁명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당시대의 대담한 사진가들과 전설적인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두팔을 걷어 부치고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하기로 마음 먹은 것만 같다.
1910년대부터 시작된 서정적이면서도 미묘한 일러스트 경향은 40-50년대에 이르러 실존인물의 사진 작업으로 전환되다가 60년대부터는 거의 패션에만 치중된듯한 사진 커버들로 자리 잡아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최근이나 2000년대 초반보다도 더 세련된 빈티지함을 담고 있는 보그 커버는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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