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_Artist] 추상으로 그려낸 삶의 열정과 기쁨 ‘테리 프로스트’
오픈에디션에서는 국외,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그 작품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올해 처음으로 소개하는 오픈아티스트는 바로 밝고 유쾌한 컬러와 구성을 특징으로 하는 영국이 자랑하는 현대 추상미술화가 ‘테리 프로스트 경 Sir Terry Frost RA ’(1915~2003)이다. 간결한 형태와 구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컬러와 빛의 균형으로 삶의 열정과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1000점 이상의 그림과 261점의 판화를 남기며, 200여회 이상의 그룹전과 120여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졌고, 1965년에는 평면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기기 위해 제정된 국제적인 명성의 미술상인 존 무어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1988년에는 영국에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훈장인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2015년에 영국에서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열린 바 있다. (사진: Newlyn의 스튜디오에서, 1999 / 출처: ArtistEstate)
전쟁 속에서 시작된 예술가의 꿈
테리 프로스트는 30대가 될 때까지 예술가의 꿈을 키워나가기에 다소 어려운 환경을 살았다. 어린 시절에는 학교가 아닌 자전거 가게에서 일을 하는 등 여러 직업을 가진 후, 1933년에 국민방위군에 입대하게 된 그는 1939년에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군복무를 요청받았다. 1941년에는 크레타 섬에서 특공대와 함께 복무하다 전쟁포로로 붙잡혀 포로수용소로 보내지면서 뜻밖의 예술인생이 시작되었다. 특히 전쟁 중 포로로 감옥에 갇혔을 때 영국 예술가 안드리안 히스 Andrian Heath 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새로운 방향을 찾았고, 감금되어 있는 동안 감옥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많은 경험들을 한 그는 4년동안 감옥 생활 후, 세상 밖으로 살아나온 것에 대해 감사히 여겼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에는 삶의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 있다. 전쟁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캠브리지 미술학교에서 훈련을 받기 위해 런던으로 돌아와 1940, 50년대 영국의 추상미술을 이끈 예술가 빅터 파스모어 Victer Pasmore 로부터 추상화를 접하게 된다. 1960년 미국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전시의 성공과 함께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를 포함한 많은 미국 추상적 표현주의 화가들을 만나기도 하였다.
추상화의 시작, 컬러와 형태간의 조화와 균형
1949년에 추상화를 시작하여 말레비치, 리시츠키의 작품들에 영향을 받은 그는 1950년대부터 컬러들 간의 독특한 구성과 형태에 대한 실험을 이어갔다. 어느날 문득 카드뮴 레드와 검적생 흰색을 함께 사용하면 괜찮치 않을까 생각하며 이를 화폭에 옮겨보고 만족한 결과를 얻게 된 후, 테리 프로스트는 더욱 더 다양한 컬러간의 조화와 균형을 실험했다. 또한 196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안에는 미국의 젊은 예술가들로부터 아크릴 물감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이는 그의 컬러에 대한 실험에 영향을 주었다. 아크릴 물감의 사용으로 붓질에 의해 표면이 크게 변하지 않고 평평하고 넓은 색면을 만들 수 있었다.
검은색과 노란색의 대비가 강렬하고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 작품은 뚜렷한 표현법이 없이도 묘하게 설레이는 작품이다. 슈퍼문, 개기일식 등 신비로운 자연현상이나 이른 새벽 떠오르는 태양이 연상되는 원의 형태는 조용하지만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가장 로맨틱하고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빨간색의 하트와 층층이 쌓인 곡선들이 석양을 떠오르게 한다.
활기 넘치게 뛰는 심장처럼 삶의 맥박이 두근대는 이 그림은 선명한 색감을 뽐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빨간색은 긍정, 검은색은 부정을 상징하는데 이를 부드러운 곡선 형태와 구성을 통해 낭만과 열정으로 가득찬 세상을 그렸다.
“나는 최소한의 예술가이자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그는 삶의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이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의 밝고 유쾌한 작품 속에는 그가 겪었던 위기의 시간들을 훌쩍 뛰어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듯 하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그의 작품들들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참조
tate.org.uk
jjrawlin.com
moderncontemporaryart.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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